'제2조두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터진 서울 동대문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하기 위해 경찰이 공개 수배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피해 아동이 진술한 범행 당시 범인의 옷차림과 인상 등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어 수배 전단 1만장을 배포했다고 28일 밝혔다.
몽타주에 따르면 용의자는 173cm의 키에 마른 체격이며 처진 눈썹과 쌍꺼풀이 있는 눈, 펑퍼짐한 코, 하얗고 갸름한 얼굴이다. 범행 당시 용의자는 흰색으로 'APC'라고 쓴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이 티셔츠는 30만원 상당의 프랑스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범행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 화질이 좋지 않아 단서를 잡는 데 실패한 뒤 동대문구에 있는 CCTV를 모두 확보해 분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는 3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며 "아직까지 제보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신고가 들어오는 대로 적극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고는 국번 없이 112번이나 동대문서 수사전담팀(02-959-0112)으로 하면 된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지문 7점과 정액으로 추정되는 물질, 체모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29일께 결과를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지문 7점 중 1점은 피해 아동 어머니 친구의 남자친구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하는 만큼 지문이 나온 남성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이라며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온 점 등으로 미뤄 용의자가 가까운 데 있을 것으로 보고 성폭력 전과가 있는 사람 등을 중심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대문서 관할 지역에는 성범죄자가 187명이며 이중 아동 성폭행 전과가 있는 사람은 2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사건 현장을 찾은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은 "성폭력 특별예방활동 강화기간에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범인을 조기에 검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아동인 A(7)양의 베트남인 어머니는 "아이 상태는 괜찮다"며 "아이가 수업에 참여하고 싶어했으나 교장선생님과 얘기해본 결과 집에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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