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위축으로 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비중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비중은 2년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시공사)에 대한 은행권 대출 잔액(어음매입 포함)은 지난 1분기 4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업 대출액이 사상 최대였던 2008년 3분기와 비교하면 10조4,000억원(17.8%)이 줄었다. 은행권의 전체 산업 대출에서 건설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7.88%로 작아졌는데 이는 2005년 1분기(7.6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로 시행사에 대한 대출인 부동산ㆍ임대업 대출도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13%로 나타나 지난해 3분기를 빼면 2007년 3분기(14.63%) 이후 가장 작았다.
건설업과 부동산ㆍ임대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은 주택 경기 위축과 건설사 부실에 대비해 은행들이 여신 운용을 보수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건설 관련 대출을 지나치게 늘렸다가 부동산 시장 부진과 업계 구조조정으로 돈줄을 조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제2금융권은 은행권과 반대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부동산ㆍ임대업(시행사) 대출 잔액은 1분기 22조8,000억원에 달했고, 전체 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83%로 사상 최고치였다. 관련 통계가 새로 편제된 2008년 1분기 잔액(1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6%가 늘었다.
건설업(시공사) 대출 비중도 11.10%로 지난해 3분기 12.05%까지 커졌던 것보다는 작지만, 과거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것에 견주면 여전히 큰 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취급하지 않는 틈을 저축은행이 파고든 결과"라며 "저축은행 PF의 대규모 부실을 계기로 시공사와 시행사에 대한 제2금융권 대출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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