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차례 군수권한대행 역임한 주영찬 담양부군수 내달 퇴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차례 군수권한대행 역임한 주영찬 담양부군수 내달 퇴임

입력
2010.06.28 12:28
0 0

'두 번의 부군수와 세 번의 군수권한대행.'

무슨 영화 제목 같지만 내달 민선 5기 전남 담양군수 취임과 함께 군을 떠나게 되는 주영찬(59) 부군수의 남다른 이력이다. 주 부군수는 공직생활 37년 중 부군수를 두 번 하면서 공교롭게도 세 번이나 군수권한과 직무를 대행하는 행운을 누렸다.

1973년 전남 해남에서 공직에 입문한 주 부군수는 2001년 지방서기관(4급)으로 승진해 전남도 관광개발과장 등을 거친 뒤 2006년 1월 신안부군수로 발령받았다. 부임 4개월여 만에 5ㆍ31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당시 재선에 성공한 고길호 신안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취임하지 못하자 주 부군수는 그 해 7월1일부터 10월25일 재선거까지 군수권한대행을 했다.

두 번째 부군수 부임지인 담양에서도 2008년 7월14일 당시 이정섭 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보름간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는 같은 해 11월3일 이 전 군수가 법정 구속되자 또 다시 권한대행을 맡아 지금까지 20개월 가까이 군수역을 이어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그에겐 '군수권한대행 전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특히 '있는 빽, 없는 빽' 동원해서라도 부단체장 한 번 해보는 게 꿈인 동료 직원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주 부군수는 "군수권한대행 자리는 심신이 피곤한 자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빈 군수자리를 놓고 정치적 세력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처신하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권한대행하면서 공식행사 빼고는 외부인과는 저녁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좁은 동네다 보니 금세 누가 누구와 밥을 먹더라는 말이 돌기 때문이죠."

주 부군수는 "이러니 일만 하게 되더라"고 웃었다. 그는 민선 군수들도 하지 않는 장학기금 조성에 나서 1년여 만에 4억6,800만원을 모았다. 5억원을 채우지 못한 데 미련이 남은 그는 군을 떠나면서 500만원을 내놓기로 했다.

주 부군수는 "내가 가는 곳마다 군수권한대행을 하면서 마치 저승사자가 된 기분이었지만 그 동안 군정을 큰 탈 없이 이끌어 온 것 같아 기분은 좋다"며 "이제 정년까지 1년 반 남았지만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고 후배들을 위해 용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담양=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