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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따-따-, 생명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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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따-따-, 생명의 소리

입력
2010.06.2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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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어린 시절 '따오기'란 동요를 부르며 자랐지만 사실 따오기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새 소리 또한 들어보지 못했다. 따오기는 1968년 5월 30일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되었으나 1980년 이후 국내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1934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으나 2003년 일본의 마지막 따오기 '킨'이 서른여섯 살로 사망함으로써 씨가 말라버렸다. 다행히 중국이 따오기 복원에 성공해 일본과 한국에 중국산 따오기를 선물, 비록 토종은 아니지만 '멸종'이라는 오명은 벗었다.

중국엔 현재 1,000마리 이상의 따오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2008년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를 가진 경남에서 람사르 총회를 열기 전에 따오기 암수 한 쌍을 기증했다. 중국에서 입양된 '양저우'(수컷)와 '룽팅'(암컷) 부부는 창녕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최근에는 새끼를 쳐 가족을 이뤘다. 따오기 소리를 듣고 싶어 찾아가보니 동요처럼 '따옥 따옥' 울지 않고 내 귀에는 '따-따-'로 들렸다. 그 소린 처량하지 않았다. 따오기는 날개에 붉은 빛이 도는 우아한 새다. 따오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이제는 '슬픔'이 아닌 '생명'을 노래하기를.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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