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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사자성어로 풀어본 허정무호 2년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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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사자성어로 풀어본 허정무호 2년7개월

입력
2010.06.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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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을 목표로 2008년 1월 칠레전을 시작으로 출항한 '허정무호'의 항해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허정무호'의 2년7개월 여정을 허 감독이 즐기는 '사자성어 표현법'을 통해 정리해본다.

와신상담(臥薪嘗膽)

국제대회에서 쓴 잔 만 들이켰던 허정무 감독이 남아공에서 드디어 어깨를 폈다. 와신상담, 권토중래를 제대로 해냈다. 그리스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이끈 한국인 감독으로 기록됐고, 4년 전 네덜란드 명장 딕 아드보카트도 실패했던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다.

절차탁마(切磋琢磨)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이뤄내기까지 허 감독의 실험은 절차탁마로 요약된다.'허정무호' 출범 후 A매치에 데뷔한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은 불안감을 떨쳐내고 남아공에서 중심 수비수로 제 몫을 해냈다. 경기를 치르면서 단련된 셈이다.

허 감독은 부단한 전술 실험 끝에 남아공에서 4-4-2와 4-2-3-1 포메이션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한때 스리백 수비를 실험하는 등 허 감독의 부단한 전술 테스트 역시 절차탁마에 다름 아니었다.

읍참마속(泣斬馬謖)

허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어려운 선택을 내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허 감독의 총애를 받던 이들도 탈락의 고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남아공행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근호(이와타)의 이름을 최종 엔트리에서 지운 허 감독의 심정은 눈물을 흘리며 충신 마속의 목을 베었던 제갈공명과 다르지 않다.

결초보은(結草報恩)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허정무호'에서 펼친 활약은 '결초보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허 감독은 지난 98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 무명의 박지성을 발탁해 '월드스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박지성은 골이 필요할 때는 골로, 리더십이 필요할 때는 리더십으로 허 감독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허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거운 짐을 지웠지만 주장으로서 박지성의 임무 수행에 120퍼센트 만족한다"고 애제자에 대한 고마운 심정을 밝혔다.

권불십년(權不十年)

월드컵 영웅 이운재(수원)와 안정환(다롄)은 남아공에서 '들러리'로 전락했다. 정성룡(성남)에게 주전 골키퍼 장갑을 양보한 이운재는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네 차례 출전한 월드컵 본선(94, 2002, 2006, 2010)에서 이운재가 골문 앞에 나서 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 대회 연속 골을 노렸던 안정환도 벤치만 덥히다가 귀국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한 골이 필요한 순간 '조커'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루과이전 종료 5분을 남기고 허 감독이 선택한 이는 안정환이 아닌 염기훈(수원)이었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김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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