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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회오리 속 비운의 건설사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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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회오리 속 비운의 건설사 3곳

입력
2010.06.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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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나 겪어야 하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고통, 오너의 자살과 부도 위기에 이어 퇴출의 문턱에 서기까지….

건설업계 구조조정 대상 업체가 발표(25일)됨에 따라 워크아웃과 퇴출의 기로에 선 16개 건설회사들이 생존을 위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할 운명을 맞게 됐다. 체질개선을 통한 건실한 회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란 점에서 이들 업체 모두 다를 게 없을 터. 그러나 두 번씩이나 워크아웃의 고통을 겪는 벽산건설과 남광토건, 오너의 자살과 부도 위기의 비운까지 겪은 성지건설로선 그 운명이 기구하기만 하다.

재앙의 연속: 성지건설

1969년 설립돼 95년 상장을 한 성지건설은 토목 등 관급 공사와 산업환경설비, 건축 등에 걸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튼실한 중견 건설사였다. 그러나 매각, 오너의 자살, 부도위기란 비운을 겪으며 회사의 사운은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성지건설은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부채비율 80%대, 유동비율 200%대로, 건설업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양호한 재무상태를 가진 우량회사였다. 그러나 2007년 분양한 서울 여의도 파크센터 오피스텔의 대량 미분양 등으로 재무구조는 조금씩 흠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두산그룹에서 밀려난 박용오(작고) 전 회장이 재기를 위해 2008년 성지건설을 인수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때부터 회사 재무구조는 눈에 띄게 악화됐다.

성지건설은 예기치 못한 주택시장 침체란 복병까지 만나며 변변한 수주 실적도 쌓지 못했다. 여기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11월 오너인 박 전 회장이 자살까지 하는 비운까지 겹쳤다. 박 전 회장의 장남인 박경원씨가 경영권을 이어 받았지만 자산처분과 유상증자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최근에는 만기어음 12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되기도 했다.

남부럽지 않은 중견 건설사에서 대주주 교체, 경영난에 따른 오너 자살, 그리고 부도 위기까지 겪은 불운의 기업으로 전락한 성지건설은 이번 D등급으로 사실상 법정관리와 청산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재계에선 "박 전 회장 일가의 비운이 과연 언제나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재기와 실패: 벽산건설

시공순위 26위의 벽산건설은 이번에 C등급을 받으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고통스런 워크아웃의 터널로 들어가게 됐다.

벽산건설은 지난 2003년 첫 번째 워크아웃 졸업과 동시에 지분 재인수 방식으로 기존 오너인 김희철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았다. 옛 사주가 워크아웃 졸업 후 경영권을 되가져간 국내 최초의 사례로, 김 회장으로선 완벽한 재기였던 셈이다.

이후 2006년말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 벽산건설은 재개발 등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며 사세 확장에 주력했다. 그러나 주택사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는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주택경기 침체를 맞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2009년 1월 김 회장이 다시 대표이사에 오르며 벽산은 오너경영 체제로 복귀했지만, 주택 중심의 바뀌지 않은 기업 체질은 또다시 칼바람을 불러왔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이후 김 회장의 경영권이나 대주주 지분 문제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 하지만 통상 워크아웃기업의 경우 대주주가 채권단에 지분처분을 위임하는 경우가 많아, 김 회장이 경영권은 물론 대주주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또 하나의 비운: 남광토건

1998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4년만인 2002년에 워크아웃을 졸업, 2004년 알덱스 컨소시엄에 인수됐지만 인수업체의 공금횡령과 알짜 자산 매각 등으로 불행이 그치지 않았다. 이후 2005년 대한전선에 매각됐지만 2년여에 걸친 최대주주간 지분경쟁으로 체력을 낭비했고, 대한전선 자체가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에 들어감으로써 어려움은 가중됐다. 최근엔 매물로 다시 시장에 나왔다는 후문이다.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유명 건설사였던 남광토건은 결국 10여년 사이 두 차례의 워크아웃, 잦은 매각과 주인교체로 이미 멍들대로 멍들었다는 평가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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