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서 열린 제62차 국제포경위원회(IWC) 연차총회가 끝났다. 관심이었던 '현재의 포경국가에 한해 포경을 인정하되 포획수를 절반 이하로 감축한다'는 의장 제안 안이 88개 회원국의 이해대립으로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매년 IWC에서 고래를 잡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 대표단은 짐을 싸서 돌아오고 있을 것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한국의 포경 재개 요청이 아젠다조차도 채택되지 않는 수모를 당했는지 궁금하다. IWC에서 반포경을 주도하는 강대국가들이 우리바다 고래의 현실을 왜 모를까 싶다. 신뢰성이 가지 않는 조사와 하루 걸러 터지는 불법 포획의 추문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눈 먼 해경' 덕에 한 해에 무려 120마리의 밍크고래를 싹쓸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포획이 자행되는 나라, 그것도 부족해서 일본과 러시아 등지에서 냉동 고래고기를 밀수입하는 나라 한국이 '고래 좀 잡게 해주세요' 라고 주장하면 귀를 열어주겠는가?
나는 고래고기가 함유하고 있는 인체에 치명적인 수은 문제를 공식적으로 공개 검사를 하지 않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국민의 건강한 바다 먹거리를 책임진다고 인정하지 못하겠다. 고래고기의 본향인 울산시민으로 농림수산식품부에 강력히 요청한다. 소비량이 많아지고 있기에 포경 재개보다 고래에 대한 수은중독 조사가 시급하다. 못하면 시민단체들이 하는 수밖에.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