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아!
큰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잘 준비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항상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왔던 네 모습 그대로지? 부담 갖지 말고 항상 주영이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로 경기를 즐기면 결과도 좋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껏 최종예선이나 조별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왔잖아. 그건 팬들도 인정하는 바다. 16강전이라고 긴장하지 말아라. 다른 팀이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너의 플레이를 펼쳐라. 그렇게만 된다면 너 자신이나 팀이 원하는 목표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거야.
이번이 두 번째 월드컵 본선이고 데뷔골도 넣었으니 위축되지 않을 거라 믿는다. 1차 목표를 달성했으니 부담 없이 즐긴다는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야. 다시 한번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리기를 부탁할게. 그게 기회가 왔을 때 갖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폭발시킬 수 있는 방법이거든. 경기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야. 공을 90분 동안 못 만지더라도 인내하면서 한번의 기회가 왔을 때 찬스를 해결하는 게 중요해.
팀에서의 허리 역할도 네 몫일 거다. 성용이, 청용이 같은 후배 잘 챙기고, 남일이를 비롯한 선배와의 소통에서도 중간 역할을 잘 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평소의 밝은 성격과 유머감각, 친화력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하루를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로 끝내는 네게 쓸데 없는 잔소리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즐겨라.
주영아! 파이팅이다!
● 2006년 FC서울에서 인연
최용수(37) 코치와 박주영(25)의 인연은 2006년 FC서울에서 비롯됐다. 최용수는 2006년 일본 프로리그에서의 선수생활을 접고 귀국해 FC서울로 복귀했다. 최 코치는 복귀 직후 "2006년 계약을 앞두고 단장에게 원래 백 넘버였던 10번을 요구했다가 '용수야, 우리팀 10번이 지금 누구인지 알고 있니'라는 핀잔만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 코치는 "결국 11번을 배정받았다"며 웃었다.
이후 코치와 선수로서의 관계 역시 남달랐다. 코치가 된 최용수는 박주영이 2008년 8월 AS모나코로 이적할 당시 팀 전력의 손실에도 후배의 진로를 생각해 길을 터줬다. 이후 박주영은 차범근 이후 공격수로서는 유일하게 유럽무대에 자리잡은 한국선수로 성장했다. 어깨가 무거운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위치를 경험했다는 점 역시 둘만의 공통분모다.
최용수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주전으로 뛰었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팀의 맏형 역할을 했다. 박주영도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했다.
최용수가 박주영에게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 크다. 최용수는 2002년 월드컵 때 선수생활의 황혼기였기 때문에 큰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최 코치가 "워낙 나이차가 나는 선후배 사이"라면서도 "늘 한발 떨어져있지만 마음으로부터 응원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김청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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