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벗은 누명/ 6·25전쟁 피학살자유족회 사건법원 "北 찬양·동조 증거 없다"

6ㆍ25전쟁 피학살자 유족으로서 간첩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전쟁 60주년인 25일 억울함을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용대)는 25일 '6ㆍ25전쟁 피학살자유족회' 사건 피해자의 유족 이모(67)씨 등 3명이 낸 재심 사건에서 "북한을 찬양ㆍ동조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1960년 4ㆍ19 혁명 직후, 6ㆍ25 당시 군경에 의해 행방불명 되거나 피학살된 인사의 유족모임을 만들어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1년 뒤 5ㆍ16군사정부는 이들이 사회혼란을 야기했다며 혁명재판소를 통해 이씨에게 사형을, 다른 2명에겐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무려 50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지만, 이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이태종)도 이날 80년대 재일동포를 만난 것이 문제가 돼 간첩 누명을 쓴 오주석(77), 송석민(60)씨 등 4명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이 사건으로 인생이 바뀐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는 송씨는 "이 사건으로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아내의 산소를 찾고 싶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날 서울 연건동에서 간첩조작 피해자들을 돕는 사회단체 '진실의 힘'이 개소식을 했다. 26일은 유엔이 정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