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C 랭카스터, 데이비드 스틸먼 지음ㆍ양유신 옮김/더숲 발행ㆍ416쪽ㆍ1만7,900원
촛불시위와 월드컵 거리응원을 주도하고,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킹이 몸에 밴 세대. 버락 오바마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세대. 세대 분석가들은 이들을 '밀레니엄 세대'라고 부른다. 1982년부터 2000년 사이 태어난, 그러니까 지금 기업의 20대 신입사원부터 10대까지 포괄하는 범주다. 밀레니엄 직전에 태어나 21세기 초반을 이끌어갈 세대라는 뜻에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
은 '밀레니엄 세대'를 분석해 그들이 사회와 기업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진단한다. 원서 제목은 'M 팩터: 밀레니엄 세대는 어떻게 직장을 흔들고 있나'('The M-factor: How the Millennial Generation is Rocking The Workplace')이다. 여기서 'M 팩터'는 밀레니엄 세대의 기반이자 그들의 직장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가리킨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책이지만, 한국 상황과 통하는 내용이 많다.
밀레니엄 세대의 바로 전 세대는 1965~81년 태어난 X세대다. X세대 앞에는 베이비붐 세대(1946~64년 생)와 전통 세대(1945년 이전 출생)가 있다. 저자들은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으로 7가지를 꼽고 이를 M 팩터라고 부른다. 그것은 부모, 권능감, 의미, 높은 기대치, 빠른 속도, 소셜 네트워킹, 협력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취직을 해도 부모와 떨어지지 않는다. 부모는 이들의 직장 생활을 조언하는 정도가 아니라 직장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등 모든 일을 함께 해나간다. '독립심 없고 덜 자란 애들'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밀레니엄 세대의 '권능감'은 부족함을 모르고 칭찬만 듣고 자란 데서 나온다. 자신은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채용 면접 자리에서 휴가와 월급, 근무조건을 따져 묻는다든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참이 지휘 계통이나 선배들을 무시하고 "그 일은 내가 잘할 수 있으니 나한테 넘겨달라"고 말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럽다. 이럴 때 기성 세대는 기분이 팍 상해서 말한다. "저만 잘난 줄 아는 건방진 놈들."
이들은 보수가 적더라도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사소한 업무라도 그것으로 가치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어한다. 그런 게 없다 싶으면 바로 직장을 그만둔다. 기업이 이들을 붙잡아두려면 기업의 사회기여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한다든지 기부를 할 때도 돈을 어디에 보낼지 그들이 결정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자신감이 강한 만큼 기대치도 높은 게 밀레니얼 세대다. 하지만 직장 생활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실망과 좌절감이 그들을 기다린다. 기업들은 이 세대를 더 조심스레 다룰 필요가 있다.
뭐든지 빨리 처리하고 피드백도 당장 받으려는 태도(빠른 속도),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가상 휴게실로 애용하며 근무 시간에도 이를 멈추지 않는 버릇(소셜 네트워킹), 지시하면 따르는 게 아니라 이유를 묻고 상사와도 계급장 떼고 동료로서 팀워크를 하려는 자세(협력)도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이다.
이 책은 밀레니엄 세대를 골칫덩이로 여기는 기업들에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꽤 현실적인 대응책을 제시한다. 결론은 하나다. 기성 세대는 밀레니엄 세대를 제멋대로이고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이라고 투덜대거나, 밀레니엄 세대는 그런 기성 세대를 꽉 막힌 구닥다리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서로 존중하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따른 충격과 당혹감이 어쩌면 더 나은 방식과 조직문화를 찾아내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그들은 기성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고 가능성도 많다고 말한다.
미국의 대표적 리서치 기관 브리지웍스의 공동대표인 문화분석가 린 C 랭카스터와 데이비드 스틸먼이 인터뷰, 사례 연구,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썼다. 두 사람은 세대론의 베스트셀러 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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