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화 절상 밀고 당기기 국제 금융시장과 '심리게임'
저우샤오촨(사진) 중국 인민은행장은 지난 주말 이후 위안화 절상을 두고 국제 금융시장과 고도의 심리 게임을 펼쳤다. 시작은 휴일이었던 19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위안화 환율 메커니즘을 한 단계 더 개혁해 환율 유연성을 확대키로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당 6.83 위안에 환율을 맞춰 왔는데, 다시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꾼다는 의미였다. 시장은 저우 행장이 주요 20개국(G20) 캐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등 선진국의 압력에 굴복해 결국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의 전략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았다.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환율이 크게 바뀔 상황이 아니다"고 다른 뉘앙스의 발표를 했고, 이후 첫 장이 열린 21일엔 기준환율을 전주와 동일하게 고시했다. 시장에서 "정말 절상을 하긴 하는 거냐"는 회의론이 팽배해진 건 당연했다.
밀고 당기기는 22일에도 계속됐다. 기준환율 고시에서 최근 5년 이래 최대폭의 위안화 절상을 단행하면서 잔뜩 기대감을 부풀리는가 싶더니, 장중에는 큰 폭의 시장 개입으로 다시 환율을 끌어올렸다. 절상의 모양새는 갖추되, 급속한 절상은 용인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시장에 전달한 것이다.
최대 분수령은 26,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측이 먼저 선수를 치긴 했지만, G20 국가들의 공세가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 많은 전문가들이 점치고 있는 연내 2~3% 가량의 소폭 절상으로는 만족할 수 없을뿐더러, 중국측의 절상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 한다는 요구가 거센 탓이다.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짐 플래허티 재무부장관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환율 유연성 정책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논의가 있길 기대한다"며 "몇몇 정상은 중국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길 원하며 정책 스케줄 등도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저우 행장의 카드는 무엇일지, 국제 금융시장은 잔뜩 숨을 죽이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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