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이 김 위원장 현지지도를 수행하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24일 확인했다. 김 위원장 후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장 방문 때 수시로 수행하면서 정책 관여 폭을 넓히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 건강 불안 때문에 내부적으로 후계체제 조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 김정은 청년대장 동지'라는 찬양 시와 노래도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상황과 관련, "식량은 지난해 생산량과 올해 도입량을 포함해 430만톤을 확보한 것 같고 추가 도입분을 감안하면 어려움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화폐개혁 후유증, 천안함 사태 여파, 퇴행적 정책 등으로 경제회생 기미가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 건강 문제에 대해 "뇌졸중 후유증이 여전해 왼쪽 다리를 절고 왼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며 "음주 흡연을 다시 시작해 무리할 경우엔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는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군이 어떤 형태로든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앞으로 1, 2년 안에 사망한다 해도 김정은이 직접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 같고, 고위층이나 노년층이 김정은을 대신해 정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선 "4월 중순 다른 알루미늄 파편, 화약 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아 (북한 소행) 가능성을 인지했다"며 "북한은 김 위원장 방중시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방패막 역할을 주문하는 등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을 미행, 사찰한 차량이 국정원 소유였다는 본보 보도(5월17일자 12면)와 관련해선 원세훈 원장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이날 보고한 북한 동향에 최근 유엔 서한 발송으로 논란을 빚은 참여연대 동향을 포함시켜 "참여연대가 북한이냐"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