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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국 에티오피아 빈곤아동 후원하는 최성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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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국 에티오피아 빈곤아동 후원하는 최성국씨

입력
2010.06.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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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죠."

한국전 참전용사 최성국(81) 할아버지는 올해 1월부터 에티오피아에 사는 비키라(9)와 가디사(5)에게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는 나라를 위해 싸워준 외국 참전 용사들에 대한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자는 생각에서다. 한국전에는 에티오피아를 포함, 21개 나라가 참전했다. 매달 각각 3만원씩 보내는 게 전부지만 국가유공자에게 나오는 정부 보조금 42만3,000원으로 경기 안산시 작은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최 할아버지에게 적은 돈은 아니다.

2006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해외아동을 돕던 최 할아버지가 비키라, 가디사와 인연을 맺게 된 건 3년 전 우연히 읽은 신문 기사 때문. "에티오피아 정권이 바뀌면서 한국전 참전 군인들이 박해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자손들까지 빈곤의 대물림을 당하고 있다니 가슴이 아팠죠."

1974년 군부 쿠테타로 에티오피아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핍박을 당했다. 동맹국인 북한과 싸웠다는 게 이유였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인근 '코리안 빌리지'는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으로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빈민촌이다.

최 할아버지는 두 아이 덕택에 새로운 결심을 했다. "건강에는 아직 자신 있는 편인데 몸을 더 살펴야겠어요. 혹시 또 알아? 애들이 커서 날 찾아올지. 허허."

최 할아버지는 2~3년 후에는 아이들에게 직접 편지도 보낼 참이다. "지금 당장은 어렵고 힘들어도 꿈을 잃지 말고 꿋꿋하게 지내면 언젠가 행복한 날이 올 거야. 대한민국도 그랬단다"라고. 월드비전 해외아동결연신청 (02)2078-7000.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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