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의 배짱이 가관이다. 7월부터 시행되는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도)에 반대하며 특근을 거부하더니 어제 쟁의행위 실행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법이야 어떻든 자신들이 요구하는 전임자들의 임금을 주지 않으면 파업하겠다는 것이다.
전임자에 관한 기아차 노조의 요구사항을 보면 어이가 없다. 타임오프에 따라 18명으로 줄여야 할 전임자 수를 현행(181명)대로 보장하고, 조합에서 자체 고용한 채용 상근자의 급여까지 회사가 지급하고, 조합활동 인정 범위를 대의원과 각종 노조위원회 위원으로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회사에 불법을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아차 노조는 19년 연속파업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그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올해에도 금속노조의 타임오프 무력화 시도에 앞장서 그 기록을 이어가겠다는 배짱이다. 작은 노조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기아차 노조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체 조합비로 전임자를 추가로 둘 수 있다. 금속노조에 1년에 납부하는 회비만 전임자 60명의 임금에 해당하는 37억원이나 된다.
기아차는 승용차와 SUV 국내 판매에서 현대자동차를 앞지를 만큼 전성기를 맞았다. 노사가 합심해 품질 향상과 생산성을 높인 결과다. 이를 정치투쟁과 노조 집행부의 이기주의에 집착한 불법파업으로 날려 버린다면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것이다. 1등 기업이 되려면 노조도 법을 지키고, 조합원과 회사 전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합리적 자세를 갖춰야만 국민의 신뢰를 이어갈 수 있다. 어떤 변칙도 거부하는 사측의 단호한 의지와 노조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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