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이시아폴리스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본보 18ㆍ23일자 18면)하면서 이미 소음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배상 계획까지 수립했던 것으로 드러나 애초부터 무리한 사업이었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동구 봉무동 자족형 신도시 이시아폴리스에 계획대로 포스코 더샵 아파트 3,600가구가 들어서면 군 부대에 써 준 서약서에 따라 시가 최대 76억원의 소음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
배상 규모 산정은 대구공항 주변 주민 2만9,99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소음도 80∼90웨클 210만원, 90∼94웨클 315만원, 95∼100웨클 420만원으로 정한 기준을 준용했다.
전투기 소음 문제로 부대 이전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공군은 건축협의 조건으로 시에 소음 민원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원활한 사업 추진이 급한 시는 소음 피해 배상을 국가(군)에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써 줬기 때문이다.
시는 이와 관련, "배상은 시가 직접 하지 않고 사업시행사인 ㈜이시아폴리스가 하게 돼 시 부담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행사가 아파트 분양공고를 할 때 소음 피해가 있을 수 있음을 고지할 예정이어서 입주 후 손배청구를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상훈 경제통상국장은 "만일의 경우 법인 총회를 거쳐 관리법인에서 배상금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입주자들은 소음 피해가 있는 것을 알고 계약하기 때문에 소송을 청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수목적법인인 이시아폴리스가 2013년 청산 후 관리법인으로 전환되면 76억원의 배상금을 부담 및 관리할 주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 공항 건립 후 전입한 사람들도 소음 피해 손배에서 승소하는 경우가 많은 점에 비춰 손배청구권이 없다는 입장은 너무 안이한 판단이며 특히 이같은 소음 피해가 알려지면 분양사업 자체가 가능하겠느냐"고 시의 안일한 대책을 질타했다.
대구=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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