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노들섬에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짓는 한강예술섬 조성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2014년이면 서울도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처럼 한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허브를 갖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3일 "한강예술섬 실시설계를 마치고 8월 공사를 발주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한강예술섬은 용산구 이촌동 302의 6 일대 5만3,665㎡에 지하 2층, 지상 8층, 총면적 9만9,102㎡ 규모로 2014년까지 조성될 문화공연시설이다. 총 공사비만 5,865억원에 달한다.
한강예술섬은 디자인부터 독특하다. 건축가 박승홍씨가 지붕 형태나 처마 선형에 춤을 형상화해 디자인했고, 외벽은 한강과 어울리도록 물결을 형상화해 남쪽에서 보면 한강에 새 한마리가 살짝 앉아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지붕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마무리하고 옆면의 유리 소재 처마에는 LED(발광다이오드) 수만개를 달아 시간과 계절별로 빛의 흐름이 다양하게 표현되게 했다. 또 전망대나 오페라극장 어디서든 한강을 볼 수 있게 했다. 앞서 시는 2006년 국제 설계 경기대회에서 뽑힌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씨와 세부 설계안 비용 산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 재공모를 통해 박씨의 작품으로 결정했다.
들어설 주요 시설물도 세계적 공연을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섬의 동쪽에 들어설 말발굽 모양의 오페라극장은 지하 2층, 지상 8층, 총면적 2만4,981㎡ 규모에 1,751석이 설치된다. 무대시설은 오페라와 발레,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주무대와 방음처리된 리허설 무대 등 국내 최초로 총 5면을 구성했다.
2,100석이 들어가는 심포니홀은 지상 8층, 총면적 2만1,062㎡ 규모의 신발 모양이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상주한다.
다목적 극장은 지상 2∼7층, 총면적 5,666㎡에 400석 규모이며, 연극, 실내악, 마당극, 패션쇼 등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소화할 수 있다.
섬 서쪽엔 전망카페와 미술관, 쇼핑몰 등 문화공연시설과 야외음악공원, 생태노을공원 등의 부대시설이 조성된다. 야외음악공원엔 맹꽁이 생태습지도 조성된다. 섬의 주차장은 915대 규모다.
시는 한강예술섬을 '장애없는 생활환경 1등급 공원'으로 조성, 공연관람이 아닌 장애ㆍ여성 관광객들이 언제나 사색과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외부광장 및 보행데크는 장애물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한강대교방면 버스중앙차로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장애인 출입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이 밖에 한강예술섬을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축물로 건립한다. 전체 에너지의 21.7%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시스템이 들어서며 전체 냉난방의 90%를 한강물과 지열 등 자연에너지로 가동할 계획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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