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소설가 고 황순원(1915~2000)이 공식 등단 시기로 알려진 1931년 7월 이전에 발표한 동요와 단편소설, 희곡 등이 발굴됐다.
월간 '문학사상' 7월호는 황순원이 31년 3월부터 32년 4월까지 동아일보에 발표한 '봄싹'등 동요 8편과 단편소설 '추억'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황순원의 공식 등단작은 31년 7월 잡지 '동광'에 발표한 시 '나의 꿈'으로 알려져 왔다.
'봄싹'은 '양지쪽따스한곧 누른잔듸로/ 파릇한풀싹하나 돋아나서는/ 봄바람살랑살랑 장단을맞춰/ 보기좋게춤추며 걔웃거리죠// 보슬비나리면은 물방울맺혀/ 아름다운진주를 만들어내고/ 해가지고달뜨면 고히잠들고/ 별나라려행꿈을 꾸고잇어요'로 이어진다.
황순원은 31년 평양 숭실중학 재학 중이었으며 발굴된 작품은 '평양 글탑사 황순원' '숭중 황순원' 등으로 이름과 소속을 밝힌 독자투고 형식 글이다.
단편소설 '추억'은 31년 독자투고 형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소년소설'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중학생 소년 영일이 젊은 처녀의 사진을 품에 넣고 다니다가 동료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는 등 소년기 체험을 그린 소설이다. 함께 발굴된 희곡 '직공생활'은 1932년 6월 27~29일 조선일보 독자문예란에 실린 것으로, 공장에서 일하는 남매와 병든 어머니에게 닥친 경제적 궁핍과 고통을 다루고 있다.
권영민 서울대 교수는 "문단에서는 그동안 선생의 문필활동이 1931년 시 창작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져 왔으나 이번 발굴로 그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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