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오른손투수 고원준(20)은 평범하다. 2009년 드래프트에서 2차 2순위 지명을 받았지만 '특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체격도 180㎝ 80㎏으로 요즘 투수들치고는 작은 편이다. 아직도 고등학생 티가 '풀풀' 나는 얼굴이지만 배짱만은 베테랑 못지않다.
넥센 '에이스' 고원준이 시즌 10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22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4승째를 수확한 고원준이 지금처럼 던진다면 10승 고지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고원준은 5월12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승을 신고한 이후 40여일 만에 4승을 수확했다. 23일 현재 성적은 4승3패에 평균자책점 3.55.
비록 '중고신인'이긴 하지만 고원준이 10승을 한다면 큰 의미를 갖는다. 국내프로야구에서는 2002년 KIA 김진우(12승12패) 이후 데뷔 시즌에 선발 10승을 거둔 오른손 신인투수가 사라졌다. 지난해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고원준에게는 올해가 데뷔 시즌이다.
고원준이 데뷔 두 시즌 만에 '특급'으로 거듭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24승 투수' 정민태 투수코치는 하체를 이용한 피칭을 강조했고, 그 결과 천안북일고 시절 140㎞가 넘지 않던 고원준의 직구 구속이 최근 들어 150㎞까지 나오고 있다.
레퍼토리도 다양해졌다. 고원준은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을 즐겨 던진다. 정 코치에게 전수받은 커브는 시속 90㎞ 안팎의 속칭 '아리랑 커브'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투심패스트볼은 검지와 중지의 간격, 힘 조절 등을 통해 왼손타자 바깥쪽으로 휘어 나가기도 하고, 뚝 떨어지기도 한다.
고원준은 23일 "올해는 10승과 신인왕을 향해 뛰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오른손투수가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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