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가상세포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동물을 대신해 약물이나 화장품 식품 성분 등의 독성을 평가하는 시험을 하게 될 겁니다."
22일 제9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진흥상을 받은 김승희(56)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린 독성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김 원장이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정부가 3년간 38억원을 투자한다.
"동물에 독성물질을 투여했을 때 나타난 각종 변화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면 미지 물질의 독성 영향을 직접 실험하지 않고도 예측할 수 있어요. 외국에서도 연구가 아직 초기단계인 신장 독성시험 자료를 갖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중입니다."
특정 물질이 콩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컴퓨터만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유럽은 생명윤리 차원에서 동물실험을 한 물질로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이 흐름을 따라야죠. 그러려면 세포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동물대체시험법의 국제표준을 확립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우리도 동물대체시험검증센터를 설립하고 유럽 미국과 함께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김 원장의 이번 수상은 이처럼 약물이나 식품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 검사에 필요한 법과 기준을 만드는 규제과학 분야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다. 김 원장은 1978년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미국 노틀담대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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