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유치)를 제 때 뽑지 않으면 영구치가 올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완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팀은 최근 3년 간 치과 치료를 받은 18세 이하 환자 665명을 조사한 결과, 11.7%(78명)가 젖니에 묻혀 영구치가 나오지 못해 치료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영구치는 잇몸 뼈 속에서 유치 뿌리를 흡수하면서 조금씩 올라오는데, 뿌리가 흡수된 젖니가 적절한 시기에 흔들리면 뽑게 된다. 하지만 젖니 뿌리가 충분히 흡수되지 않으면 젖니가 흔들리지 않아 뽑아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되고, 이 때문에 영구치가 올라오지 못하게 된다.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충분하지 못하면 젖니가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영구치가 젖니 자리가 아닌 엉뚱한 자리로 자라면서 오히려 다른 영구치 뿌리를 녹여 다른 영구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젖니가 빠져야 할 시기에 빠지지 않고 있다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 X선 사진을 찍어 영구치가 제대로 나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영구치가 묻혀있다면 일단 잇몸 속의 영구치 위치는 좋은 것이기 때문에 늦지 않은 시기에 젖니를 뽑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구치 위치가 좋지 못하거나 이미 영구치가 저절로 나오기 힘든 나이라면 인위적으로 치과교정을 통해 치아가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검사를 통해 묻혀있는 영구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잇몸을 절개해 노출시키는 수술을 하고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등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반대쪽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왔는데 다른 쪽에서는 아직도 젖니가 빠지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다면 치과를 찾아 X선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치아종과 같은 석회화된 종물이나 물주머니로 인해 영구치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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