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북쪽 프랑스령 기아나는 적도 바로 위에 있는 남미 유일의 식민지다. 전체 면적 8만 3,500 ㎢로 남한(9만 9,370㎢)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20만 명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보크사이트 산지로 유명하나 가장 큰 수익원은 프랑스가 1965년에 세운 총면적 900㎢의 꾸르 우주센터로, 전체 수입의 25%가 이곳에서 나온다. 이 지역 고학력자 대부분이 우주센터 또는 관련 업종에서 근무한다. 인접 가이아나와 수리남이 66년과 75년 각각 영국과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했는데도 이곳이 프랑스령으로 남은 이유가 우주센터와 무관치 않다니 그 비중이 짐작된다.
■ 꾸르 센터는 유럽 우주개발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다. 84년 5월 미국 통신위성을 탑재한 아리안1 로켓 발사에 성공한 뒤 프랑스 중심의 아리안스페이스사가 세계 위성발사 서비스 시장의 68%를 점유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이 센터다. 꾸르 센터는 정지궤도 위성 발사의 최적지로 꼽힌다. 3개의 발사장이 적도와 가까운 대서양 해안 18㎞을 따라 설치돼 있고 인구밀도도 낮아 위성 탑재 로켓을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형 실험위성인 우리별 1호도 92년 이곳에서 아리안 로켓에 실려 지구 궤도에 올려졌다.
■ 꾸르 센터와 아리안 로켓은 공존공생 관계다. 아리안스페이스사는 79년 아리안1 시험발사 성공 이후 아리안5 시리즈까지 개발했다. 아리안 1~4 시리즈는 총 134회 발사됐는데, 이중 아리안4는 116회 발사 중 단 3번만 실패했을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났다. 아리안5는 탑재 위성 중량을 높이기 위해 아리안4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다. 아리안5는 2002년 폭발사고를 겪었지만 50회 발사에 성공하며 꾸르 센터의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제네릭ㆍECAㆍES-ATV 세 종류로, 24일 천리안위성을 우주 공간으로 올릴 ECA 모델은 한 번에 총 10톤 무게의 위성 2개를 실을 수 있다.
■ 아직 우주 강국 반열에 끼지 못한 우리에게 꾸르 센터와 아리안 로켓의 성공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11차례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위성 제작 기술을 축적했고, 나로우주센터 건립으로 로켓 발사 시설도 갖추었다. 남은 과제인 발사체 제작도 2018년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물론 나로호 실패 등의 여파로 예정대로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성취 이전에는 실패의 쓴 맛이 더 큰 법이다. 오늘 천리안 위성의 성공적 발사가 나로호 발사 실패로 의기소침해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상진 논설위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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