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 어뢰와 같은 종류의 어뢰가 적혀 있는 수출용 카탈로그의 CHT_02D라는 표기는 단순한 모델명이 아니라 어뢰의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CHT는 Combined Homing Torpedo(복합자동추적어뢰), 즉 표적의 음향을 추적하거나 음파를 쏴서 표적을 추적하는 기능을 모두 갖춘 어뢰라는 의미"라며 "뒷부분의 02는 생산 연도, D는 Dual Plane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Dual Plane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Dual은 어뢰가 잠수함과 수상함 등 수면 위아래의 표적을 모두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 경우 보통은 Dual Purpose(이중 목적)라고 표기하는데 Plane이라고 적은 것이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의 지난달 20일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CHT_02D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증폭됐지만 국방부는 "별 의미가 없는 모델명이나 일련번호에 불과하다"고 구체적 설명을 꺼려 왔다.
이 관계자는 또 "카탈로그에는 수출 회사 이름이 영문으로 Green Pine Association(청송연합)이라고 적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에만 청송연합 등을 내세워 2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탈로그에는 이밖에도 가운데 붉은 별이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보증한다'는 문구가 명기돼 있다. 북한이 성능을 보증한다는 의미다. 그 옆에는 평양 모처의 주소와 함께 85_02_XXX로 시작하는 평양 시내 국제전화번호도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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