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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과 청자에 묻어난 고려인들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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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과 청자에 묻어난 고려인들의 삶은…

입력
2010.06.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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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銅鏡ㆍ청동거울)과 청자를 통해 고려인들의 수준높은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고려시대는 이전 시대에 드물었던 청동거울의 사용이 널리 확산됐고, 은은하고 신비로운 비색의 고려청자는 천하제일로 꼽혔다.

거울에 담긴 고려사람들의 삶

국립중앙박물관이 22일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에서 개막해 8월 29일까지 여는 '고려동경_거울에 담긴 고려사람들의 삶' 테마전은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동경 전시회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의 동경이 100여 점 남아있는 데 비해, 고려 동경은 전국적으로 2,000여 점이 남아 있을 정도로 고려시대에는 동경이 널리 사용됐지만 연대를 매기기 어려워 학계에서 홀대를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대 추정이 가능한, 최근 충남 서천 추동리에서 출토된 '물고기 무늬 동경'이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고려동경은 송나라 동전 숭녕중보(崇寧重寶ㆍ1102~1106)와 함께 '기해(己亥)'라는 간지가 쓰여진 한지에 싸여 11~12세기까지 사용하던 녹청자와 함께 발견됐다. 이에 따라 기해년은 1119년이나 1179년, 어느 한 시기로 추정됐다.

전시에서는 또 'Made in Korea'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고려국조(高麗國造)'라는 글씨가 새겨진 고려동경 3점이 눈길을 끈다. '고려사'에 구리 5만근을 후주(後周)에 수출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뤄 이 동경은 수출품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모두 5부로 구성됐다. 1부 '동경의 기원과 쓰임새'에서는 제사용 의례용품이었던 동경이 화장용구로 변화화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2부 '최근 발굴된 고려동경'에서는 청주 용암동, 단양 현곡리 등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알려진 유적에서 출토된 고려동경을 출토 유물들과 함께 전시한다.

3부 '중국동경의 수입과 모방'에서는 후저우(湖州) 등 중국의 생산지가 표시된 수입 동경과 그것을 본떠서 만든 고려동경들을 볼 수 있다. 4부 '고려동경의 생산과 분석'에서는 고려에서 자체 제작한 동경으로 대표적인 '황비창천'(煌丕昌天ㆍ밝게 빛나는 창성한 하늘)이란 문구가 새겨진 동경과, 용 나무 전각무늬동경을 전시한다. 고려에서 제작한 동경은 구리 약 70%, 주석 약 15%, 납 약 12%로 구성됐다는 과학적인 성분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5부 '고려동경에 새겨진 삶과 문화'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동경의 다양한 형태와 무늬 등을 통해 고려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서해바다 속의 고려청자

경기도자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경기 광주시 경기도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3일부터 8월 20일까지 여는 '서해바다 속의 고려청자' 전시회는 고려시대에 침몰해 수백년간 서해 바다 밑에 잠들어 있던 청자운송선에서 2000년 이후 발굴된 도자 190여 점을 소개한다.

2007년 쭈꾸미가 건져 올린 고려청자로 널리 알려진 태안 대섬 출토 고려청자를 비롯, 2008년 배에 선적했던 물표의 역할을 했던 죽간과 함께 발견된 태안 마도 출토 청자, 2002년 군산 비안도, 2004년 보령 원산도 해역에서 수습된 청자 등이 일반에 공개된다.

청자와 함께 선원들이 배에서 직접 사용했던 솥, 시루, 청동그릇, 항아리 등과 불에 그을린 커다란 돌판 등이 전시돼 고려인들의 선상 생활을 알 수 있다. 또 오늘날의 운송장에 해당하는 목간의 내용을 통해 강진, 부안 등에서 제작된 청자들이 언제 어디서 선적돼 개경 일대의 누구에게 어느 정도 전달될 예정이었는지 등을 알 수 있어 당시의 생활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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