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65개국 회원단체로 구성된 세계가톨릭교회의 해외원조기구인 국제 카리타스(Caritas Internationalis)는 22일 서울에서 대북지원 특별소위원회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한국 군함(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북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북지원 특별소위원회는 독일과 일본, 미국 등 북한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5개국이 '북한의 현재 상황과 북한 지원 사업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각국을 돌아가며 여는 정례 회의로, 이번 회의는 21일과 22일 이틀간 열렸다.
이날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볼프강 게스트너 대북지원사업 대표는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B형 간염과 결핵 등의 위험에 노출된 7세에서 17세 아동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보건성 역시 이 같은 위험성을 인식하고 카리타스의 백신 캠페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요청,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카리타스는 북한 보건성의 협조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49만7,000여명에게 B형 간염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현재 북한 아동을 위한 백신 지원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는 게 카리타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아동 만성 간염이다. 카리타스 역시 앞으로 지속적인 지원 사업을 통해 370만 명에게 예방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게스트너 대표는 "북한 전역에 약 100개의 결핵과 간염 요양소가 있지만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은 우리에게 콩, 옥수수 등 보충식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리타스는 현재까지 22개의 결핵요양소에 106톤의 콩과 식용유 등을 지원해왔다.
래슬리 앤 나이트 국제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통일을 어떻게 준비하는가의 과정으로 생각하더라도 경제, 사회, 정신적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비폭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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