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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뚫었네… MSCI 선진지수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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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뚫었네… MSCI 선진지수의 벽

입력
2010.06.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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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다시 치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시험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셨다. MSCI지수를 작성하는 MSCI바라사(社)는 22일 2010년 연례 시장분류 검토 결과,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탈락 이유 '코스피 지수' 이용권 갈등

MSCI측이 한국을 탈락시키면서 내놓은 공식 이유는 크게 세가지. ▦역외 환시장이 없고 역내시장은 거래 시간에 제약이 있어서 환전이 자유롭지 못하고 ▦외국인 투자등록(ID) 제도가 불편하며 ▦주식시장 데이터 이용에서 반(反)경쟁적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세 가지 모두 지난해에도 탈락 이유로 거론됐는데, MSCI는 특히 '반 경쟁적 관행'에 대해 지난해보다 강도 높게 유감을 표시했다. 선진지수 편입 무산의 핵심은 코스피지수 이용권을 둘러싼 MSCI와 한국거래소의 힘겨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MSCI가 한국물 지수와 연계한 선물이나 파생상품을 개발해 해외에 상장하려면 거래소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 양측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시세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MSCI와 이를 허용하면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거래소 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

MSCI는 협상 과정에서 "주요국 중에서 지수 산출과 이를 이용한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을 규제하는 곳은 한국과 브라질 뿐"이라며 거래소와 우리 금융당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선진지수 편입과 시장정보의 상업적 이용은 별개 문제"라며 우선 선진지수에 편입한 뒤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입장. 거래소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의 경우 먼저 선진지수 편입이 이뤄진 뒤 별도 협상을 거쳐 데이터 이용 문제를 합의했다"고 말했다.

증시 도약 위해선 선진지수 벽 넘어야

MSCI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됐지만, 22일 시장의 반응은 덤덤했다. 이미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져 있었고, 올해 지수구성에 변동이 없어서 글로벌 자금의 이동도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하지만 한국 증시의 체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선 MSCI선진지수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MSCI지수는 지난해 9월 우리 증시가 선진지수에 편입된 FTSE와 더불어 국제 자본시장의 양대 투자지표인데, 국제 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은 MSCI지수가 훨씬 크다. MSCI지수를 참고해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약 5조 달러로 FTSE보다 30% 가량 많다. MSCI 신흥지수에서 선진지수로 승격된다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질과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한 차원 높아지는 셈이다.

현대증권 김철민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미국, 일본의 연기금 등 중장기, 안정적 투자성향의 자금을 중심으로 최소 10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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