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인 최양식(한나라당ㆍ사진) 경북 경주시장당선자에게는 인수위원회가 없다. 자문교수단으로 꾸린 것이다. 경영 정보통신 행정 호텔관광 조경 등 전문 분야 교수 6명이 당선자의 업무 인수 담당자로 팔을 걷고 나섰다.
최 당선자는 선거 초기부터 인수위에 거부감을 보였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점령군의 냄새를 가득 풍기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가뜩이나 후보 9명이 맞붙어 민심이 갈기갈기 찢긴 터여서 형식적인 인수위보다는 내실 있는 자문교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본격 활동은 15일 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시작됐다. 최 당선자와 6명의 교수들은 16일까지 이틀간 시 감사담당관실과 기획문화국 등 실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일절 휴식 없이 진행됐다. 나머지 실국도 21일 보고를 마쳤다.
최 당선자는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는 인수를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시정을 정확히 배우고, 그것을 기초로 시정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왔다"며 "이런 차원에서 전문교수단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화합을 강조하면서 지역에서는 6ㆍ2 지방선거 직후 흉흉하게 나돌던 살생부와 물갈이설이 쏙 가라앉았다. 실제 8년 전 시장이 교체됐을 때 이전 시장과 친분이 있던 관료에 대한 물갈이로 공직 사회와 민심이 크게 술렁거렸다. 그때도 선거운동원이 대규모로 참여한 인수위가 세력을 과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 당선자는 "공직 사회가 선거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인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은윤수기자 newse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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