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으로서 주민의 세금을 지키고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국민참여당 이병완(56ㆍ사진)광주서구 기초의원 당선자는 다음달 1일 첫 등원을 앞두고'세금 지킴이'를 자처했다. 장관급 출신으로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 화제를 모았던 그는 광주에 있는 어머니(83)집에 머물면서 개원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기초의원 출마 일성으로 '시민의 세금을 지켜 주겠다'고 했다.
"주민들이 세금을 낼 때'빼앗긴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실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청사를 짓고 해외 연수 보내고 동네 축제하면서 세금을 맘대로 뭉텅뭉텅 쓸 수 있는 것은 주민들이 세금을 감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 무관심 속에 낭비되는 예산을 의회가 지켜야 한다. 구(區) 살림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알려 줘야 한다. 예산 낭비가 없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다."
-장관급 인사의 기초의원 출마에 대해 '격이 너무 낮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남의 눈을 의식했으면 출마 못했을 거다. 기초의원은 벼슬이 아니다. (기초의원 출마는) 청와대 근무 때부터 생각해 온 일이다. 퇴임 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기초의원 출마를 논의 한 것도 생각을 굳힌 한 이유다."
-고교 졸업 후 40년 만에 금의환향 했다. 광주를 선택한 이유는.
"국민참여당을 창당할 당시만 해도 송파구 출마를 생각했다. 그런데 광주시장에 나설 마땅한 후보가 없자 지명이 된거다. 광주시장 예비 후보 등록을 위해 광주로 주소를 옮긴 뒤 정찬용(전 청와대 인사 수석)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져 광주에 남게 됐다."
-굳이 기초의원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권력자의 철학이나 태도에 따라 좌우되는 하향식 민주주의였다. 국민의 기본권마저 권력자가 베푸는 시혜품처럼 주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상향식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나라가 튼튼하죠. 기초 지방자치부터 민주주의 원리와 시스템에 의해 변화해야 한다."
-평소 생각하는 바람직한 기초의원상은.
"기초의회는 생활정치를 하는 곳이다. 기초의원은 명예직이다. 자기 일을 하면서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정치적 입신이나 벼슬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집행부를 감시ㆍ견제하고 주민들에게 자치구의 살림살이를 알려 행정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행정과 주민이 소통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행정의 관심 유도와 소통의 구체적인 계획은.
"의회에 나가봐야겠지만 한 예로 구의회 의사당을 꼭 국회처럼 의정 단상을 만들고 의원들의 자리를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입법기관이고 국민을 대표하기 대문에 어느 정도 권위가 있어야 하지만 기초의원은 그렇지 않다. 원탁회의장에서 의원끼리 얼굴을 마주보면서 토론하고 구청 간부들과도 부딪치면서 지역 현안 등을 논의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소통이 잘 될 것이다."
-국회에서 광역시 기초의회 폐지를 논의 중이다.
"기초의회가 시민들 눈에 부정적으로 비쳐지고 폐지가 논의된 것은 중앙정치를 위해 뽑힌 국회의원 탓이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기초의원들의 역할은 국회의원 조직책 역할을 하면서 지역구를 관리하는 것이다. 다음 공천을 위해 국회의원에게 줄서기도 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아래선 기초의회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초의회를 없애는 것보다 기능이나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주=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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