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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에 멍든 美사우스캐롤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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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에 멍든 美사우스캐롤라이나

입력
2010.06.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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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주지사 경선에서 1위를 한 뒤 22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니키 헤일리(38ㆍ여)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 다른 예비선거 후보들도 잇단 추문과 해프닝으로 구설수에 오른 상황이어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수준 이하의 선거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헤일리는 8일 치러진 경선을 앞두고 상대후보들로부터 “2명의 남성과 외도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는 49.5%의 득표로 2위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려 결선투표에서의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이번에는 종교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그가 인도계이고 시크교도 집안에서 자란 점을 들어 “그의 종교가 자신이 밝힌 것과 달리 기독교가 아닐 수 있다”며 종교적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인종과 종교는 공화당 유권자 사이에서,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보수색이 짙은 곳에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이들은 헤일리가 6년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을 때 인도 언론이 “첫번째 시크교도 당선자”라고 보도한 것을 들춰내며 그가 결혼식을 시크교 방식으로 한 것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헤일리가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신은 위대하다”고 한 문구를 “예수 그리스도”로 바꾼 것을 지적하며, 헤일리 가족이 1년에 몇 차례 시크교식으로 예배를 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헤일리는 24세 때 감리교로 개종한 뒤 남편과 결혼해 지금까지 감리교회에 다닌다고 밝혀 왔다.

헤일리에 대한 종교 공세는 결선투표의 맞상대인 그레셤 배럿 하원의원 캠프가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배럿 후보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유권자들도 이런 흑색선거에 반감을 드러내 결선투표에서의 헤일리의 완승 무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우스캘로라이나의 종교공방은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특히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자신이 종교적 소수계인 몰몬교도여서 이번 종교 폭로전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가 헤일리의 선거운동을 적극 돕는데는 이런 이유도 있는 것으로 언론은 보고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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