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이매뉴얼 미 백악관 비서실장이 오는 11월 전후로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와 민주당 인사 등의 말을 인용한 이 보도는 이매뉴얼 실장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몇몇 인물들과 갈등으로 4년 임기의 절반 가량만 마친 뒤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무 과중으로 인한 과로와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것도 사임의 배경이다.
워싱턴 정가의 한 컨설턴트는 이매뉴얼 실장이 중간선거 이후 떠날 것이라며 “그는 적당한 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그가 떠난다는 것에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관료를 지낸 한 인사도 중간 선거 후 그가 떠날 것에 대해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매뉴얼 자신도 지인들에게 업무 강도를 언급하며 “18개월만 할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으며, 부임 당시 시카고에 살던 자녀 세명을 워싱턴으로 데려오는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야당과 타협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자’인 이매뉴얼이 오바마 대통령 측근인 ‘이상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은 것이 사임의 결정적 배경이라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개혁안을 두고 이매뉴얼 실장은 데이비드 액셀로드, 발레리 제럿 등 백악관 고문들과 날카롭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매뉴얼 실장이 고향인 시카고 시장직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보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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