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AS 모나코)과 이동국(전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두 토끼 사냥에 나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더반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다툰다.
허 감독은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최전방 투 스트라이커 조합으로는 박주영-이동국이 유력하다.
박주영과 이동국에게 나이지리아전은 16강 진출을 이끌며 개인적으로는 '월드컵 악연'을 끊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4년 전 아프리카 축구를 상대로 보여줬던 '찰떡 궁합' 재현에 기대가 쏠린다.
박주영과 이동국은 2006년 3월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친선 경기 결승골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국은 4-3-3 포메이션의 원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동국이 전반 22분 상대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흘려준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박주영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박주영의 선제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박주영과 이동국은 '허정무호'에서 발을 맞춰볼 기회가 적었다. 2009년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 경기(3-1) 전반 45분간 투 스트라이커로 함께 나섰을 뿐이다.
호흡 문제에 대한 걱정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박주영과 이동국은 '아드보카트호' 시절 붙박이 공격수로 기용된 적이 있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합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박주영과 이동국이 처음으로 나란히 선발 출전한 A매치에서 한국 축구는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2005년 6월 쿠웨이트 카즈마경기장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 5차전에 이동국과 박주영은 스리톱의 가운데와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각각 한 골씩 기록하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나이지리아전을 맞는 박주영과 이동국의 마음 가짐은 누구보다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세 차례 나선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했고 지난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의 불운을 겪었다. 이동국이 그라운드에 섰던 두 차례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대패했다.
박주영과 이동국이 16강의 마지막 관문을 여는 득점포로 월드컵 무대에서 겪었던 마음 고생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반(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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