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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의 12번째 선수 부·부·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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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의 12번째 선수 부·부·젤·라

입력
2010.06.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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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젤라의 소음을 이겨내라.'나이지리아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월드컵 대표팀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를 벌인다. 부부젤라를 앞세워 열광적인 응원을 펼칠 나이지리아 관중들의 텃세를 이겨내는 것이 승리를 위한 1차 조건이다.

신축된 더반스타디움은 7만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이다. 나이지리아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경기 당일 나이지리아를 상징하는 녹색이 관중석을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대적인 경기장 분위기는 그라운드에서 맞설 나이지리아 선수 이상으로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프리카 축구 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6일 템비사 마쿨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친선경기를 관전한 정해성 월드컵 대표팀 코치는 나이지리아 팬들의 응원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아프리카 팬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당시 경기장 분위기에 위축된 듯 경기 초반 잦은 범실을 저질렀다. 1만 5,000여 명이 만들어낸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소음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나이지리아전에는 5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다수가 나이지리아 팬이다.

나이지리아는 2연패를 당했지만 한국을 꺾을 경우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경기가 저녁 시간에 열리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팬들의 응원은 더욱 과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나이지리아는 생각했던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그리스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한번 신명이 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아프리카 민족의 특성이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면 경기는 한없이 어려워진다. 8만2,000여 관중 앞에서 치른 아르헨티나전 대패의 원인은 초반 분위기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전에 나서는 태극 전사들은 7만개의 부부젤라 소리에도 끄떡하지 않을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해야 한다.

더반(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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