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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경보음/ "임금 더" 머리띠 매는 中노동자…"채산성은" 머리 싸맨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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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경보음/ "임금 더" 머리띠 매는 中노동자…"채산성은" 머리 싸맨 한국기업

입력
2010.06.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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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염곡동 KOTRA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중국 노사문제에 대한 긴급 설명회'는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기업 임원들이 대거 참석,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중국의 바뀐 노동법 등 강의 내용을 한 자도 빼 놓지 않고 메모하며 열띤 반응을 보였다. 최조한 KOTRA 해외투자정보팀장은 "사안의 폭발성을 감안, 이례적으로 긴급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중국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고 과거 저임금 생산기지로 생각하던 패러다임에서 변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이나리스크'가 우리 산업계를 강타할 태세다. 중국 근로자의 임금 인상 요구가 빗발치며 중국 진출 우리 기업들이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현대차에 범퍼 등을 공급하는 성우하이텍은 중국 노동자의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일부 노동자들이 무려 3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

현대차가 곧바로 개입, 파업 발생 24시간만에 15%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언제 이런 일이 다른 기업에도 재발하지 말란 법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완성차 업체의 피해도 피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노사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본사에서 직접 대화에 나서 사태를 조기에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노동 시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한가구 한자녀 정책'으로 생산 인력이 부족해진데다 신세대 노동자 부상 등 노동 환경이 크게 변한 데에 기인한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 일부 도시에서는 3D 업종을 기피하는 젊은이가 많아 인력 부족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독자로 곱게 자란 이들은 차별적 노사 문화에 반발심이 강한데다 정보 습득력도 뛰어나다. 혼다의 중국 직원들은 일본 직원들의 임금 상황을 인터넷으로 확인, "같은 일을 하는 일본 노동자 임금의 10분의1도 못 받는 건 불합리하다"며 동료들의 투쟁심을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노조(공회) 설립을 권장하는 노동법을 시행하고, 노조에 임금 협상권을 주는 새로운 임금 조례를 준비중이라는 점도 노조의 힘을 보태주고 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의 미묘한 태도도 한 몫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외국기업의 노사 문제에 대해 농민공의 임금인상으로 빈부격차를 해소해 사회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임금 인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 기업들도 이에 따라 노조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나서는 등 대책 마련 등에 부심하고있다. 삼성전자는 법인장들이 직원들의 기숙사에서 함께 숙식하며, 중국 직원들의 민원을 챙기고 있다. 또 직원들이 직접 선거로 뽑은 사원협의회와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직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예 노조 설립을 회사가 지원하고 경영 상황을 노조와 의논할 정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초임을 다른 경쟁사보다 높게 책정,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고 있다.

한편 최근 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은 모두 대만계(팍스콘)와 일본계(혼다, 도요타) 회사로, 평소 중국 직원들에게 상명하복을 강조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도 놓쳐선 안 될 대목이다.

이승철 KOTRA 중국담당 전문위원은 "중국인들은 공장 내에서의 상하관계가 공장 밖으로 연장되는 일본식 기업 문화에 거부감이 많다"며 "이번 기회에 기업의 노사문화를 좀 더 '중국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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