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정치활동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 18명을 중징계 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요구에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경징계 입장으로 맞서 논란이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교육청은 대부분 7월1일 새 교육감의 업무시작 뒤로 징계를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진보 성향 교육감이 취임하는 상당수 지역의 교육청이 경기도의 선례를 좇아 교육부와 징계 수위를 놓고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전국의 전교조 교사 134명이 실정법의 정치활동 금지를 위반함으로써 초래된 일이다. 그 정도 정치활동까지 문제 삼는 것이 옳으나 그르냐는 논란할 대상이 아니다. 관련법의 문제점이나 결함을 이번 사건으로 인식하게 됐다면 추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법을 개정하면 된다. 전교조나 진보 진영이 형사처벌과 징계 대상이 된 교사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기본원칙인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해당 교사들에게 강도 높은 징계수위를 요구한 것 역시 관련법에 어긋난다. 더욱이 정상 참작과 감경 불허 방침까지 통보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교육부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구체적 징계 내용은 교육청이 징계위원회에서 당사자의 소명 절차 등을 걸쳐 결정한다. 교육부가 '기준 제시'라고 강변하는 것은 교육부의 의지를 강요하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징계는 하되 그 수위는 각 교육청에 맡기는 것이 맞다. 교육청들도 경기도 교육감처럼"전원 경징계하겠다"고 미리 일괄해서 징계위 결정방향을 상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사안별로 징계 대상자의 위법행위의 경중을 신중하게 따져 결정하는 것이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다. 단순 행위자와 적극 권유자, 전교조 평회원과 책임과 영향력이 있는 간부의 행위를 동일하게 다루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번 사안은 법원에 기소까지 돼있는 실정법 위반행위를 다루는 일이다. 이념을 떠나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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