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놀이'처럼 생명을 담보로 하는'목숨 턱걸이'동영상이 청소년과 네티즌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가운데 중학생이 턱걸이를 하다 아파트 7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5시25분께 전북 군산시 산북동 S아파트 7층 비상계단 철제 난간에서 중학교 2학년 안모(14)군이 목숨 턱걸이를 하다 20m 아래 주차장에 추락해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친구 서모(14)군은 "친구가 목숨 턱걸이를 한다고 해 장난인 줄 알았는데 휴대전화 통화 중 갑자기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난간에 매달려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당시 주차장에 있던 주민 김모(23)씨도 "도와달라"는 비명을 듣고 "서군에게 6층으로 내려가 친구의 다리를 받쳐 주라"고 말하고 달려가던 중 안군이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안군이 목숨 턱걸이를 하다 팔 힘이 떨어지면서 추락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목숨 턱걸이는 아파트 베란다나 고층 건물 난간을 붙잡고 하는 턱걸이로 일부 학생들이 담력 과시와 극한의 스릴을 느끼기 위해 하는 극한 게임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포된 한 외국 동영상을 통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은 '미친 아이들의 매달리기(Crazy Kid Does Pull Ups Off Crane)'라는 제목으로 2008년 12월 미국의 UCC 영상 전문사이트 '브레이크(Break)'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동영상은 한 외국 남성이 고층 건물에서 보호기구 하나 없이 난간에 매달려 팔 굽혀 펴기를 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담고 있다.
전주 A중학교 이모(15)군은 "인터넷에서 목숨 턱걸이를 하는걸 봤는데 따라 하고 싶었지만 무서워서 못했다"면서 "배짱 좋은 학생들은 '야마카시(맨몸으로 빌딩 오르기 등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등을 인터넷 외국 동영상에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위험한 놀이들이 유행하는 것은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또래 집단에서 주목 받고 싶어하는 심리기제가 발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북청소년상담센터 김진호 박사는 "이런 행위는 일탈이 기본 심리지만 또래 집단에 대한 집단의식이 크게 작용한다"며 "또래보다 우월해 보이고 싶은 영웅 심리와 힘의 논리에서 앞서고 싶은 마음이 작용해 위험한 놀이문화로 귀결된다"고 경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숨 턱걸이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하는 치기 어린 행동으로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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