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나와 오디아를 막아라.'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더반스타디움에서 한국과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을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에는 세계적인 공격수 야쿠부 아예그베니(28ㆍ에버턴)만 있는 게 아니다. 박주영(25ㆍAS 모나코)의 팀 동료인 미드필더 루크먼 하루나(20)와 풍부한 경험의 베테랑 수비수 치디 오디아(27ㆍCSKA 모스크바)가 한국전에서 '복병'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보듯, 리오넬 메시(23ㆍ바르셀로나)만을 집중 마크하다 보니 곤살로 이과인(23ㆍ레알 마드리드)과 앙헬 디마리아(22ㆍ벤피카)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며 세계의 높은 벽(1-4 패)을 실감해야 했다.
본보와 제휴를 맺은 '스포츠코드코리아'가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2경기를 최첨단 비디오분석 시스템을 가동해 파악한 결과, 일정한 공격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른쪽 풀백인 오디아의 발 끝을 떠난 볼이 주로 하루나에게 집중되면서 측면 공격이 시작되는 것이다.
선수간 패스경로 분석에서 오디아와 하루나는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18회의 패스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선수는 볼 터치 횟수에서도 각각 49회, 48회로 팀 내 1, 2위를 차지했다. 측면 미드필더 하루나로 인해 나이지리아의 공격 방향도 중앙(25%)보다는 왼쪽(33%)에 많이 치우쳤다. 오디아로부터 패스를 받은 하루나는 전방의 야쿠부와 빅터 오빈나(23ㆍ말라가)에게 각각 5회, 4회의 전진 패스를 찔러주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스와의 2차전(1-2 패). 오디아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풀백이었지만, 하루나는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1차전 25%에 불과하던 중앙 공격이 하루나가 이동함에 따라 36%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오디아와 하루나는 그리스전에서도 팀 내 가장 많은 15회 패스를 주고 받았고, 볼 터치 횟수 역시 1, 2위(54회ㆍ53회)를 기록하는 등 공수를 이끌며 경기를 조율했다. 특히 하루나는 이날 36개의 패스 가운데 무려 34개를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 94%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하루나의 패스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국이 나이지리아에게 그 만큼 득점찬스를 많이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 특히 이 점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의 '키 플레이어'인 하루나와 오디아의 발을 묶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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