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18일 공개한 천안함 사태 원인과 관련한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의 발언의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 측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는 격한 표현을 동원해 최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최 의원이 "17일 면담한 브누코프 대사가 '천안함 침몰은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같다'고 말했다"고 이날 공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브누코프 대사는 "이번에 한국에 파견된 3명의 러시아 전문가는 2000년 러시아 원자력 잠수함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을 조사했던, 현장 경험이 풍부한 해군 전문가"라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쿠르스크호는 2000년 8월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에서 훈련도중 침몰해 승조원 118명이 전원 사망했다.
일부 언론은 최 의원의 전언을 근거로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내부 폭발'로 결론 낸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보도했다. 처음 쿠르스크호 침몰이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 때문이라는 러시아 정부의 추정과 달리 2년 가까운 조사 끝에 잠수함내 어뢰가 폭발한 것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 대사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에 대해 러 대사에 귀착시키는 발언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며 현실에 맞지 않다"며 "최 의원이 즉시 러 대사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 요구한다"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최 의원측은 "우리는 '내부 폭발'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최 의원은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사고원인이 같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저는 해석한다"면서도 "언론 해석은 자유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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