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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상처 돌보는 '원스톱센터'/ "여경·상담사 24시간 대기…2차피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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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상처 돌보는 '원스톱센터'/ "여경·상담사 24시간 대기…2차피해 예방"

입력
2010.06.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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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분석전문가들은 성폭력을 '영혼살인'이라고 말한다. 우울증 자해충동 야뇨증 대인기피증 등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평생을 가는 데다, 가족의 정상적인 생활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에선 피해자와 가족이 도움을 호소해도 나중에 법적으로 번거로운 일이 생길까봐 검사마저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호받아야 할 성폭력 피해자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경찰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전국 18개 종합병원과 협력해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충격에 빠져 위기대응 능력을 잃기 쉬운 성폭력피해자가 상담, 치료, 수사, 법률지원 등을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2 조두순 사건'의 피해아동 A(8)양도 원스톱 센터의 도움을 받아 차츰 안정을 취하고 있다.

18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센터 안에 있는 '경기 여성ㆍ학교폭력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찾았다. 82㎡(25평)의 공간엔 상담실 심리안정실 진술녹화실 샤워실 사무실은 물론이고 산부인과 진료대가 설치돼있다. 김복수 경위 등 여경 4명과 유영미 관리운영팀장 등 전문상담사 4명, 간호사 1명, 행정직원 1명이 3교대로 24시간 센터를 지키고 있다.

김 경위는 "7, 8시간, 아무리 늦어도 하루 안에 상담 치료 수사가 모두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처가 심각하면 응급 키트로 용의자 DNA를 확보한 후 응급치료를 진행하고, 피해자가 치료보다 가해자 도주를 우려하는 경우 경찰개입을 선행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어떤 개입이 필요할지 판단하는 초기면접 상담이 중요하다.

초기 상담을 담당하는 유 팀장은 "성폭행 피해자 상당수가 공포 분노 불안 등으로 장시간 고통을 받기 때문에 재차 치료를 받고, 심리상담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의 직접적 업무는 아니지만, 상담소를 소개하고 보호단체를 물색하는 일도 사실상 도맡아 한다. 유 팀장은 "공황상태에 빠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차마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성폭행, 특히 아동 성폭행을 괜히 영혼살인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성폭행범이 휘두른 칼날을 머리 속에서 지우지 못해 요리도 하지 못하고, 대인기피증으로 시작된 우울증이 극에 달해 자해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가족 전체가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단다.

유 팀장은 "흥분한 피해자로부터 4, 5시간 욕 듣고 매 맞고, 밤샘 근무에도 칭찬보다는 원망을 듣는 일이 잦지만 밝은 얼굴로 퇴원하는 피해아동이 '저도 선생님처럼 사회복지사가 될래요'하고 웃으면 기운이 솟는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아동 성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분명히 거부 의사를 표시하도록 자녀에게 늘 주의를 주고,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높은 자존감을 형성해주세요." 그는 "무엇보다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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