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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0년째…" 나이지리아의 검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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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0년째…" 나이지리아의 검은 눈물

입력
2010.06.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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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원유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유감스럽지만 우리는 그 같은 일을 50년 동안 겪어왔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량을 능가하는 기름 유출로 막대한 피해를 50년째 경험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는 곳이 있다. 대서양과 맞닿은 아프리카 중부 나이지리아의 니제르강 일대가 그곳이다.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니제르강 삼각주 아크와 이봄(Akwa Ibom)주 지역은 낡은 송유관이 터져 석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상적이다. 2006년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50년간 이 지역에 유출된 석유가 약 20억6,600만ℓ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총 유출량 약 4,088만ℓ으로 최대 원유유출 사고로 기록된 1989년 엑손 발데스호 사건이 이곳에서는 50년간 매년 발생한 셈이다. 또 매일 946만ℓ가 유출되는 멕시코만 사태도 이곳에 비하면 그렇게 대수롭지 않다.

생선과 어패류 등 각종 동식물이 풍부한 늪지대였던 이곳은 50년간 이어진 재앙으로 죽음의 땅이 돼버렸다. 올해 들어서도 다국적 석유회사 로열 더치 셀이 소유한 송유관이 터져 두 달 동안 석유를 내뿜었던 한 지역은 풍성했던 새우와 게가 사라지고 검은 석유로 뒤덮인 채 죽어가고 있다.

또 주 경계 인근 해안은 5월부터 엑손 모빌사 송유관에서 유출된 석유로 어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이 지역 공무원인 클레이투스 카니에는 "해안가 삶은 모두 죽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앙은 이 지역에 깔린 수천㎞ 길이의 방대한 송유관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데다, 석유회사와 결탁해 만들어진 규제가 전혀 감독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셸의 경우 수천㎢에 이르는 면적에서 관련 시설을 운영하면서 파손된 송유관 수리에 미온적이고 사용하지 않는 송유관은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석유업체들은 한 수 더 떠 기름 유출 책임을 석유를 빼돌리는 절도범 탓으로 돌리고 있다.

환경운동가들과 주민들은 석유회사들을 고발해도 효과가 거의 없어 사실상 체념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해 시위라도 벌이면 되레 석유시설을 경비하는 군인들에게 구타 당하는 적반하장도 일어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아크와 이봄주는 석유관련 산업으로 국가 수입의 80%를 벌어들이지만, 지역 주민들에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

주민 평균 수명마저 가장 짧다. 이들에게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는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크와 이봄주 공무원 엠만 음봉은 "우리의 소식을 전해줄 언론이 없어 이곳을 벗어나면 우리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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