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아르헨티나의 축구 천재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거친 발차기도 불사했던 선수 허정무. 1-3의 완패와 함께 '태권 축구'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그가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맞붙은 2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결국 설욕에 실패하고 말았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차전. 나란히 1승씩 거둔 두 팀의 맞대결의 포커스는 24년전 두 사령탑의 악연에 맞춰졌다.
마라도나 감독은 16일 한국전을 앞두고 "스타들은 경기중에 훨씬 더 엄격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심판은 발차기 등 반칙을 저질렀을 때는 가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야 한다. 선수가 생명에 위협을 받거나 다리가 부러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년전의 사건을 끄집어 내 한국의 허정무 감독을 도발한 셈이었다.
두 사령탑의 신경전은 같은 조에 편성될 때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허 감독은 마라도나에 대해 "선수로서는 최고였고 천재였지만 감독으로서의 평가는 아직 이르다"며 다혈질적인 성격과 선수단 장악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마라도나 감독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1-0으로 승리한 뒤 "한국전을 위해 골을 아꼈다"며 허 감독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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