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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고정운 관전평 - 후반 지나친 전진이 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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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고정운 관전평 - 후반 지나친 전진이 독으로

입력
2010.06.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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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때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몸 상태가 굉장히 무거운 느낌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워낙 기술이 뛰어난 팀이라 한국 대표팀이 경기 내내 상당히 위축된 것 같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면, 초조한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상대에게 심적 부담을 갖게 해야 하는데 전반 초반에 첫 실점을 빨리 허용한 게 너무 뼈 아팠다.

많이 얻어 맞았고 일방적으로 밀렸다. 하지만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공격으로의 전환이 문제였다. 상대 공격을 차단해 볼을 빼앗으면 2, 3번 볼 터치 후 미드필드 패싱 게임을 통해 8,9초 안에 빠르게 슈팅을 때리는 상황을 만들었어야 했다.

약속된 플레이를 통한 카운터 어택이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리오넬 메시나 곤살로 이과인의 드리블 공격을 차단해 볼을 빼앗으면 전방의 박주영이나 박지성에게 바로 패스를 연결해 역습을 노렸어야 했다.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답답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측면 크로스에 의해 전반 두 골을 터트린 데 반해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스위스가 스페인을 꺾었을 때나, 북한이 브라질과 좋은 경기를 펼친 것처럼 우리도 수비에 치중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득점 찬스를 만들었어야 했다.

후반 두 골을 더 내주며 무너진 데에는 우리의 전술이 일관되지 못한 데 있다. 전반처럼 수비 지향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한 번의 빠른 역습을 통해 골을 노렸어야 했는데 공격적으로 나가다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전반보다는 볼 점유율도 좋았고, 분위기도 괜찮았지만 더 내려와 수비를 강화하기 보다는 너무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면서 빈 공간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 마지막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골 득실도 중요하게 관리했어야 하는데 4실점은 너무 큰 부담이다. 마지막 나이지라아전에서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풍생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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