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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21일 개막…본토박이 우승 74년 만에 나올까/ 머레이가 있어 영국은 오늘도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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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21일 개막…본토박이 우승 74년 만에 나올까/ 머레이가 있어 영국은 오늘도 꿈을 꾼다

입력
2010.06.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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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머레이(23ㆍ영국ㆍ랭킹4위), 너만 믿는다.'

21일 낮 12시(현지시각) 영국 런던 교외 윔블던에서 133년 세계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테니스대회의 '지존' 윔블던이 막을 올린다. 가디언, 데일리 메일 등 영국언론들이 연례행사처럼 머레이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왜냐하면 머레이는 윔블던 개막 열흘 앞서 런던 퀸즈클럽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에곤 챔피언십 단식 8강전에서 탈락하는 등 올 시즌 들어 우승컵을 단 하나도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니스 종주국 영국과 윔블던대회는 아이러니하게도 74년 동안이나 서로를 외면했다. 영국선수론 1936년 프레드 페리가 우승한 이후 단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만져본 적이 없다. 가장 최근(?)에 성취한 호기록이 1938년 버니 오스틴이 차지한 준우승이다. 다음으로 로저 테일러(79)가 3차례(1967, 70, 73년), 팀 헨만(36)이 4차례(98, 99, 2001, 2002년) 준결승에 올랐을 뿐이다.

윔블던 대회에서 개최국의 이 같은 참담한 성적을 빗대 '윔블던 효과'라는 말을 낳았다. 이 말은 정작 대회주최국이 우승컵을 따내지 못하고 '남 좋은 일 시킨다'는 의미다. 윔블던 효과는 이후 경제용어로 차용돼 금융시장 개방 후 외국계 대형은행에만 이득을 준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영국인들에게 '저주'와 같은 윔블던 효과 악연의 고리를 끊을 선수로 단연 머레이가 꼽히고 있다. '영국의 희망' 머레이는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남자프로테니스(ATP) 타이틀을 비롯한 14개 대회를 석권하는 등 자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타이틀(호주, 프랑스, 윔블던, US오픈)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8년 US오픈과 올 시즌 호주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9ㆍ스위스ㆍ2위)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윔블던에선 준결승에서 앤디 로딕(28ㆍ미국ㆍ8위)에게 덜미를 잡혔다.

키 190cm, 몸무게 84kg에서 내리 꽂히는 시속 210km를 웃도는 총알서브가 일품인 머레이는 서브와 발리와 리턴샷 등 테니스 기량은 흠잡을 데가 없다. 따라서 그가 메이저 결승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정신력(멘탈)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머레이가 비록 교과서적인 스트로크를 구사하지만 막상 위기에 몰렸을 땐 중심을 잡지 못하고 페이스를 잃어버린다는 지적이다. 물론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

그러나 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ㆍ1위)도 무릎부상이 잦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메이저타이틀을 7개나 따냈다는 점에서 머레이와 곧잘 비교된다. 한마디로 두둑한 배짱이 아쉬운 대목이다. 단적인 예가 페더러와의 상대전적을 들 수 있다. 머레이가 6승5패로 한 발 앞서 있지만 메이저대회에선 두 차례 만나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0-3완패를 당한 것이다.

윔블던을 세 차례 정복하는 등 80년대 초중반 테니스계를 주름잡은 존 메켄로(51ㆍ미국)는 최근 영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머레이가 세계 테니스를 정복할 수 있는 기량은 충분하지만 메이저 타이틀은 내년 US오픈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어머니의 지도로 3세때부터 테니스라켓을 잡은 머레이가 과연 74년만의 윔블던 우승이라는 영국인들의 비원을 풀어줄 수 있을지 테니스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앤디 머레이

● 국적 - 영국

● 나이 - 23세

● 키 - 190cm

● 몸무게 - 84kg

● 스타일 - 오른손 잡이

● 프로전향 2005년

● 커리어 - 통산 234승 83패(승률 73.82%)

● 역대 최고랭킹 2위(2009년 8월17일)

● 통산 타이틀 14개

● 메이저대회 준우승 2회(2010년 호주오픈, 2008년 US오픈)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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