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강력한 인수합병(M&A) 의지를 재확인했다. 어윤대 회장내정자가 이끌게 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간의 M&A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7일 서울 가리봉동에서 열린‘지구촌 사랑나눔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금융의 M&A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우선적으로 우리금융지주, 차선책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 회장은 “M&A는 대형화가 목적이 아닌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합병 과정에서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과 논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세계 50위권 은행도 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 “세계 50위권 은행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 어 내정자와 대조적인 시각을 보였다. ‘메가뱅크’로 표현되는 세계 50위권 은행 육성론은 ‘KB금융+우리금융’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한편 하나금융측은 KB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로 지적되어온 자금동원력도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최종 발표되지 않았지만 주식교환을 통한 지주사간 합병이라면, KB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나금융측의 판단. 하나금융 관계자는 “KB도 현금을 주고 지분을 사기 보다 결국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 방식으로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하나금융도 얼마든지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5조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외환은행 인수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지주사의 전체 자산 규모를 놓고 보면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가격 조건만 맞는다며 충분히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