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수비수 지윤남(34ㆍ4ㆍ25체육단)이 43년 10개월 만에 북한 대표팀에 월드컵 본선 골을 선사하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윙백 요원인 지윤남은 16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에서 열린 G조 1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후반 44분 만회골을 넣어 북한의 대회 첫 골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는 1966년 7월23일 잉글랜드월드컵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전반 22분 양성국이 넣은 추가골 이후 무려 43년 10개월 만의 감격적인 득점포였다. 지윤남의 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라 의미가 배가됐다.
축구팬들은 벌써부터 첫 골을 터트린 지윤남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1976년 평양 출생인 지윤남은 북한 대표팀 23인 중에 최연장자다.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는 왼쪽 윙백 요원으로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순간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가 빼어나다. 이러한 강점 덕에 지윤남은 브라질전에서 모두를 놀라게 만든 득점포를 쏘아 올릴 수 있었다.
그는 13살에 사리원체육대학 중등반에서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76cm의 그는 2004년부터 북한의 4ㆍ25체육단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4ㆍ25체육단은 쉽게 말하면 '바이에른 뮌헨' 같은 팀으로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또 지윤남은 다른 선수들처럼 직업 군인 신분이고, 한국군으로 따지면 소령 이상을 계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4년 만에 북한이 월드컵 티켓을 땄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체육인으로서 최고의 훈장인 공훈체육인 칭호를 받은 3명에 속하기도 했다.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 등 16명은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은 바 있다.
2006년 A매치에 데뷔한 그는 현재까지 대표팀에서 26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2월23일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선수권 중국전(1-3 패)과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은 적이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도 3경기를 뛰었던 그는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는 10경기 중 마지막 5경기를 소화하며 북한의 남아공행에 기여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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