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32개 본선 진출국 중 FIFA랭킹이 가장 높은 브라질(1위)과 가장 낮은 북한(105위)의 한판 대결. 결과만 보면 1-2패배였으나 북한은 경기 내내 절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까지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런 북한의 경기를 지켜본 해외 언론들은 당초 죽음의 G조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브아르 등에게 손 쉬운 1승 사냥감으로 간주하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었던 기적을 다시 만들 뻔 뻔했다"며 "브라질은 북한의 수비를 어떻게 뚫어야 할지 감도 잡지 못했다"고 평했다.
또 "북한은 '죽음의 조'에서 손쉬운 상대가 아니다. 상대팀들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AFP통신은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이 쉬운 상대로 여겨지던 북한과의 경기에서 심혈을 기울인 끝에야 이겼다"고 말했고, 유로스포츠는 "수비의 '마스터클래스'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며 북한 수비를 칭찬했다.
수비뿐 아니라 경기종료 직전 날카로운 역습으로 골을 뽑아낸 공격력에 대해서도 칭찬이 이어졌다. 골닷컴은 "비록 무득점에 그쳤지만 정대세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수비진을 긴장시켰다"고 말했다.
열렬한 축구팬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자국팀의 승리소식을 듣고도 "브라질이 북한에 이기기는 했지만 앞으로 경기에서는 더 나아져야 한다"며 북한에 어렵게 승리한 브라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전에는 "브라질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단 한 차례 패했다"며 브라질 대승을 예고했으나, 전반전 직후에는 "브라질이 1978년 스페인과 0-0으로 비긴 이후 조별리그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적이 없다"며 예상치 못한 기록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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