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겠다고 못박았지만 상당수 친박계 의원들은 16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친박계 6선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선 당 대표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평양감사 자리와는 다르다"며 "박 전 대표가 당과 정권 모두를 위해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친박계 모임인 '여의포럼' 소속 의원 10여 명도 15일 만찬 회동을 갖고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도록 함께 설득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면서 "다음 대선이 불과 2년6개월 남은 지금 박 전 대표는 더 이상 '침묵의 동굴'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번에 당권을 잡지 않으면 2012년 총선에서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는 박 전 대표의 의지는 확고한 듯하다. 그는 16일 국회 본회의 출석 직전 '친박계 의원들이 당 대표로 끝까지 추대하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답변을 다 드렸고, 변할 게 없으니 자꾸 같은 질문을 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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