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의 우량 소 제주흑우가 처음으로 복제됐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는 16일 "2년 전 노령으로 도축된 제주흑우 씨수소를 죽기 직전 냉동보관 해둔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9개월 된 이 복제 제주흑우의 이름을 연구팀은 제주 올레길 이름을 따 '흑올돌이'라고 붙였다.
이번에 복제된 제주흑우는 교배했을 때 육질 1등급 이상의 송아지가 태어나는 비율이 95%에 달하는 최우량 씨수소다. 연구팀은 씨수소가 살아있을 때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냉동해뒀다가 다른 도축된 소의 난소에서 채취한 난자에서 핵을 제거해 주입하는 '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복제수정란을 만들었다. 이를 대리모 한우의 자궁에 이식해 지난해 9월 복제 흑우를 얻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세필 제주대 교수는 "죽은 가축을 냉동보관 세포로 복원해낸 건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수한 고기소를 만들 수 있는 흑우의 정액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돼 국내 축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유전자분석 전문기업 휴먼패스에 의뢰해 친자감별을 실시한 결과 씨수소와 복제소의 체세포 유전자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18∼19일 열리는 한국동물번식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국내 특허가 출원됐다.
제주흑우는 털 색깔이 검은 한우의 한 품종으로 선사시대 이후 제주도에서만 사육돼온 토종자원이다. 일반 한우에 비해 지방산 함량이 낮아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세종실록에는 왕의 진상품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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