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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고개숙인 남성, 먹는 약으로 60~70%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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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고개숙인 남성, 먹는 약으로 60~70% 효과

입력
2010.06.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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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김모씨는 한동안 망설이다 비뇨기과를 찾았다. 몇 년 전부터 부부관계 시 발기가 잘 안 되고 ‘새벽 신호’도 신통치 않았다. 벌써부터 증세가 심상치 않다는 건 알았지만 괜한 자존심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용기를 내 비뇨기과를 찾은 것이다.

김씨의 증상은 모든 남성이 ‘나만은 아니겠지’ 생각하는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은 심각한 질환이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이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고 남성성의 상실쯤으로 여기는 바람에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건강한 ‘남자의 자격’을 지키기 위해 팔팔한 남성이 알아야 할 ‘8가지 발기부전 기본상식’을 알아본다.

1. 25% 이상 발기 실패면 의심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하면 음경 내부 해면체에 혈액이 다량 흘러 들어가 단단하게 발기가 된다. 이 때 발기가 되지 않거나 발기되더라도 성관계를 할 정도로 충분히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전체 성생활 횟수 중 25% 이상이면 발기부전으로 진단한다. 술을 마신 뒤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기부전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2. 40대 이상 남성 절반이 발기부전

대한남성과학회(2004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0~80대 중 49.8%가 발기부전 환자다. 중ㆍ장년층 남성 2명 가운데 1명이 발기부전 환자인 셈이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3.2%, 50대는 59.3%, 60대는 79.7%, 70대는 82%가 발기 문제로 성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 발기부전을 ‘나 혼자만의 질환’으로 여겨 부끄럽게 여기거나 숨길 필요가 없다.

3. 80~90%는 먹는 약으로 치료

발기부전 치료법으로는 먹는 약에서부터 외과적 치료, 기구 삽입, 자가 주사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때문에 발기부전 치료가 아주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생각해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 먹는 발기부전 약만으로도 60~70% 정도 효과가 있다. 국내 발기부전 환자의 80~90%는 먹는 치료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치료제가 효과가 없거나 약물 투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주사제를 쓰거나 남성호르몬을 주입한다. 이런 모든 치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음경보형물 삽입술 등 발기를 인위적으로 돕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4. 필요 시 복용 vs 하루 한 알 복용

국내에는 비아그라(한국화이자제약), 시알리스(한국릴리), 레비트라(야일라ㆍ바이엘헬스케어), 자이데나(동아제약), 엠빅스(SK케미칼) 등 모두 6가지의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와 있다. 약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성관계 30분~1시간30분 전에 먹고, 약효 지속시간(발기가 되는 시간이 아니라 발기가 될 수 있는 약효가 있는 시간)은 4~36시간이다. 요즘에는 평상 시 하루 한 알씩 먹는 새로운 제품(시알리스 5㎎)이 나왔다. 안태영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성관계를 가지려고 사전에 약을 복용하는 기존 치료법에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나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이상 성관계를 가지는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5. 고혈압ㆍ당뇨병 등이 원인일 수도

앞서도 언급했듯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음경 안의 해면체에 있는 신경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혈관이 확장되고, 음경동맥을 통해 확장된 혈관 내로 혈액이 들어가 발기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과 관련된 질환이 있으면 혈류가 방해돼 발기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6. 협심증ㆍ심근경색증ㆍ뇌졸중의 경고 신호일 수 있어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은 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제일 먼저 음경동맥이 막히고, 그 다음으로 관상동맥과 경동맥이 차례로 막히게 된다. 따라서 남성이 50세가 넘어 발기가 잘 안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심혈관계 검진을 해야 한다.

7. 가짜 약으로 수은 등에 오염돼 사망할 수도

대한남성과학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9년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19종을 수집ㆍ조사한 결과, 정품과 크기(32%)와 색상(42%)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거나(35%), 최대 허용치의 2.4배까지 성분이 포함(58%)돼 과다 복용의 위험이 따르는 등 문제의 소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치매 유발과 납중독을 일으키는 수은과 납까지 발견됐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가짜 약 복용자의 75%가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심혈관 질환에 노출돼 있는 40대 이상의 남성은 가짜 약 복용 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8. 전문의 상담과 진단 따라야

발기부전은 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당뇨병ㆍ고혈압 등 성인병 때문에 생기므로 치료제 선택도 전문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건강상태와 증상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협심증으로 질산염 계통 약을 먹는 경우에는 두 가지 약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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