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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350만개 이대로 30~40년 가면 우주 나가지도 못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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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350만개 이대로 30~40년 가면 우주 나가지도 못할 판

입력
2010.06.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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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두 번째 발사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만약 나로호나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주공간으로 나가 폭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골칫덩어리 '우주쓰레기'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우주는 점점 늘어나는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10cm 넘는 우주쓰레기 1만5,000개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가 상단에서 분리된 다음 정상궤도에 들어가 지구 주위를 돌려면 속도가 초속 8km는 돼야 한다. 지난해 8월 첫 발사 당시 분리된 위성의 속도는 초속 6.2km였다. 떨어져 나가지 않은 한쪽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기술위성 2호가 분리된 뒤 바로 지구로 다시 진입해 대기권에서 타 소멸됐다고 밝혔다. 만약 과학기술위성 2호가 지구로 재진입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우주를 떠도는 우주쓰레기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세계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우주개발에 나서면서 우주공간을 떠도는 쓰레기가 크게 늘었다. 1960년대 이후 확인된 우주쓰레기 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크기 10cm 이상인 우주쓰레기가 약 1만5,000개, 1∼10cm는 약 1만7,500개, 0.1∼1cm는 350만개 이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 우주쓰레기의 대부분은 발사체와 인공위성이 분리될 때 떨어져 나온 부품이나 페인트 조각 같은 파편, 임무를 다해 폐기된 위성, 우주비행사가 우주유영을 하는 동안 잃어버린 기구 등이다. 이 밖에도 위성이나 발사체의 폭발, 위성 간의 충돌도 많은 우주쓰레기를 발생시킨다.

2007년과 2008년 중국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위성을 폐기하기 위해 미사일로 쏘아 폭발시킨 적이 있는데, 그때도 대규모 우주쓰레기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도 미국의 상업통신위성 '이리듐 33'과 러시아의 군사위성 '코스모스 2251'이 시베리아 약 790km 상공에서 충돌해 산산이 부서지는 사고가 났다. 이때 생긴 우주쓰레기가 지금도 우주공간을 떠돌고 있다.

총알보다 20배 강한 위력

우주공간이 넓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하니 고작 몇 cm밖에 안 되는 우주쓰레기래 봤자 뭐 그리 큰 문제겠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구와 달리 대기가 없는 우주에서 이들 우주쓰레기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인다. 늦게는 초속 3km, 빠르게는 초속 8km에 육박할 정도다. 이런 속도면 0.5mm 크기의 우주쓰레기가 총알보다 10∼20배나 강한 위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지상에서 우주쓰레기의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 마음대로 떠돌던 우주쓰레기가 작동하고 있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우주정거장과 충돌할 경우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우주개발로 생긴 우주쓰레기가 역으로 우주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06년 러시아의 '익스프레스 AM11' 위성이 우주쓰레기와 충돌해 일시적으로 러시아 극동지방에 방송 장애가 생겼던 적이 있다. 또 2007년에는 태평양 상공에서 칠레항공 소속 여객기가 우주궤도를 이탈해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던 러시아 위성 잔해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40년 뒤 우주는 쓰레기통?

지금까지 인류가 발사한 위성은 6,200기가 넘는다. 이 가운데 현재 운용 중인 건 1,000여기.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 추세로 간다면 앞으로 30∼40년 뒤 우주가 쓰레기로 꽉 찰 지도 모를 일"이라며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우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최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수명 다한 위성을 따로 처리하지 않고 우주에 그냥 둔다. 그러면 궤도가 점점 낮아지다 중력에 이끌려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 타 소멸되는 경우가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위성을 비롯한 우주물체를 개발할 때 아예 수명을 다하면 스스로 대기권으로 내려오도록 설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에는 우주에 있는 쓰레기를 골라 없애는 '청소부' 로봇이나 위성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주쓰레기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우주쓰레기를 공식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기술과 비용 면에서 쉽지 않은 우주쓰레기 처분 작업에 여러 나라를 어떻게 자발적으로 참여시킬지도 관건이다.

정대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저궤도위성관제팀장은 "국제 과학계에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이뤄졌는데, 강제로 치우도록 (구속력을 갖게)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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