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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오벌오피스 첫 연설 "유출원유 포위 공격할 것 BP는 완전한 피해배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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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오벌오피스 첫 연설 "유출원유 포위 공격할 것 BP는 완전한 피해배상을"

입력
2010.06.1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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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5일 오후 8시(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극적으로 천명하기 위해서였다. 집무실 대국민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전쟁을 선언하기 위한” 연설이라고 표현했다. 18분 간 생중계된 연설에서 전쟁의 엄중함을 강조하듯 그는 “우리의 해안을 공습하는”, “이 포위 공격”, “전투 계획” 같은 단어들을 자주 사용했다. ‘Resolute(결의)’라는 별칭의 130년 된 집무실 책상에 앉아 연설을 하는 것 자체가 전쟁 같은 국가적 위기 때에나 벌어지는 일이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9ㆍ11 테러 직후 단 한 번 이 곳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것을 동원해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석유회사 BP의 부주의를 재차 질타하고, BP에 피해를 완전히 배상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화석연료의 한계를 지적하고 청정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 애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의 혁신을 일으키고 우리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기 위한 국가적 임무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쏠리는 비난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한편 이를 에너지 정책이나 기후변화 관련 법안의 처리와 연계시킴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이다. 기업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기후변화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인 공화당은 즉각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발표된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2%가 오바마 대통령의 원유 유출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두 달 뒤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시 당시 대통령의 대처를 지지하지 않았던 비율(53%)과 비슷하다. BP의 대응에 대해서는 83%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미 하원 청문회에서는 의원들 사이에서 BP 경영진을 향해 “할복하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BP 경영진은 16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미 정부 조사단은 하루 원유 유출량 추정치를 556만~954만ℓ로 다시 상향 조정했다. 최대치를 적용할 경우 매 4일마다 기존 최대 원유 유출 사건이었던 1989년 엑손발데스호 유출량(4,200만ℓ)에 맞먹는 원유가 흘러나오고 있는 셈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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