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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장 참~ 거시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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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장 참~ 거시기하네요

입력
2010.06.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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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이 프로야구는 ‘소리 없이’ 순위 다툼이 한창이지만 뜨거웠던 분위기 만큼은 사실상 ‘올 스톱’ 상태다.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너나 할 것 없이 월드컵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평소보다 뜸한 가운데 갖가지 월드컵 분위기를 연출하며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즐기고 있다. 이쯤 되면 야구장인지, 축구장인지 헷갈린다.

야구장에서 부는 부부젤라

지난 15일 목동과 대전구장에는 남아공 현지에서 유행하는 부부젤라(Vuvuzela)가 ‘상륙’했다. 넥센-SK전이 열린 목동구장 1루 관중석과 대전구장의 KIA 팬은 나팔 모양의 응원도구를 두 손으로 불며 응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아공에서는 경기와 관전을 방해할 만큼의 소음 공해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부부젤라 덕에 야구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아프리카 전통 악기인 부부젤라를 본떠 만든 ‘짝퉁’ 부부젤라도 등장해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평소에는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을 찾던 관중들도 월드컵 기간 만큼은 옷 색깔을 통일했다. ‘붉은 악마’티셔츠를 걸친 야구팬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고, 이 밖에도 빨간색 상의에 한국 축구의 16강 염원을 담았다.

야구 대신 축구 전문가

야구 선수들도 ‘본업’을 잠시 잊고 축구 전문가가 다 됐다. 초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다는 SK 정근우는 한국의 16강 전망을 예리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야구 이외 다른 취미가 없을 것 같던 김성근 SK 감독은 “축구의 슛도 야구공처럼 스피드를 측정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가 열리는 17일 프로야구는 2시간 앞당겨 오후 4시30분에 시작한다. 평일 이 시간이면 사실상 관중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월드컵 기간만큼은 한국 축구의 선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홈팀 선수들은 경기 후 집이나 구단 숙소에서, 방문팀 선수들은 3연전 마지막 날인 만큼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축구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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